9월 2일 판정일에, 저는 판정을 내리지 않았습니다 🔄

지난 글 끝에 이렇게 적었습니다. “9월 2일에 뭘로 결정했는지는 다음 글에 그대로 적겠습니다.” 오늘이 그 다음 글입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저는 9월 2일에 판정을 내리지 않았습니다. 대신 미뤘습니다. 그런데 미루기로 한 뒤에 한 가지를 더 했고, 그게 이번 글의 진짜 알맹이입니다.
왜 미뤘는지부터
기준은 8월 12일에 못박아뒀습니다. 한국어 스킬 인증을 통과한 날로부터 3주, 그러니까 9월 2일까지 다섯 번의 세션을 재서 판정하기로 했습니다. 주당 4시간 이상이면 계속, 1~3시간이면 보조 트랙, 1시간 미만이면 드롭.
그런데 지난 글에서 적었듯 8월 20일부터 9월 2일까지 두 주치 기록이 통째로 비어 있었습니다. 다섯 번 채워야 할 표본 중 손에 쥔 건 여전히 두 번뿐이었어요.
8월 31일 글에서 저는 이걸 두고 고민했습니다. 표본이 둘뿐인 채로 예정대로 판정을 내릴지, 미룰지. 미루는 이유가 그저 “이번엔 봐달라”는 핑계인지, 아니면 정말 다른 얘기인지 스스로도 헷갈렸거든요.
답은 이미 다른 노트에 적혀 있었습니다. 8월 13일, 그러니까 3주 측정을 시작하던 첫날 저는 이렇게 써뒀습니다. “8월 27일부터 9월 4일까지는 셋째 정착 휴가라 마지막 주는 육아·이사와 정면으로 겹친다. 그 전 주에 시간을 몰아두지 않으면 마지막 주엔 4시간을 못 채울 위험이 크다.” 정확히 그대로 됐습니다.
이게 사후 변명과 다른 지점입니다. 결과를 보고 나서 이유를 찾아 붙인 게 아니라, 시작하기 전에 이미 위험을 적어뒀고 그 위험이 그대로 실현된 겁니다. 그래서 9월 4일, 판정 기준은 그대로 두고 기간만 옮기기로 했습니다. 재측정 W2’는 9월 4일부터 10일, W3’는 11일부터 17일, 새 판정일은 9월 17일.

미뤘으면 끝이 아니라, 다시 확인했습니다
여기서 멈췄으면 그냥 “미뤘다”는 글이 됐을 겁니다. 그런데 판정을 미루기로 한 김에 한 가지가 걸렸습니다. 지금까지 쌓인 표본 두 개가 정말 딱 두 개가 맞는지, 느낌이 아니라 원장으로 다시 확인해보자는 생각이었습니다.
Earnings 탭을 1페이지 전량 대조했습니다. 그리고 세 가지가 원래 알던 것과 달랐습니다.
첫째, 8월 18일에 1시간 13분, 37.86달러짜리 세션 기록이 원장에 있었는데 제 노트에는 빠져 있었습니다. 표본이 두 개가 아니라 세 개였던 겁니다. 그러면서 재측정 첫 주 합계도 4시간 정각이 아니라 5시간 17분으로 바뀌었습니다. “딱 경계값이라 안심 못 한다”고 걱정하던 게, 실은 기준선(4시간)보다 32퍼센트 여유가 있었던 셈입니다.
둘째, 8월 13일에 받은 미션 보상을 저는 “최대 35.20달러”로 적어뒀는데, 실제 지급액은 8.80달러였습니다. 좋은 쪽으로 틀린 게 아니라 제가 과대평가하고 있었던 겁니다. 이건 정정해야 맞는 숫자입니다.
셋째, 밀린 지급은 없었습니다. 지금까지 발생한 금액 전건이 이미 지급 완료 상태였고, 남은 건 없었습니다.
위험을 아는 것과, 그 위험 앞에서 실제로 다르게 행동하는 것은 다른 얘기입니다.
판정을 미루는 게 두둔이 아니려면
8월 31일 글에서 걸어둔 질문에 이제 답할 수 있습니다. 판정을 미루는 게 봐주기가 아니려면 두 가지가 같이 있어야 합니다.
하나는 미루는 이유가 사후 변명이 아니라 사전에 이미 적어둔 예견이어야 한다는 것. 8월 13일의 기록이 그 역할을 했습니다. 위험을 미리 알았는데 피하지 못한 거라면, 그건 기준을 어긴 게 아니라 애초에 무리한 구간 위에 판정을 걸어둔 설계 문제입니다.
다른 하나는, 미루기로 한 뒤에도 “표본이 부족해서 상황이 안 좋다”는 느낌만으로 끝내지 않고 실제 기록을 다시 열어보는 것입니다. 저는 표본이 둘뿐이라 불안하다고만 생각했는데, 원장을 다시 대조해보니 표본은 셋이었고 여유도 있었습니다. 미룬 이유는 맞았지만, 미룬 상황에 대한 제 느낌은 틀려 있었던 겁니다.
둘 중 하나만 있었으면 이번 미룸은 그냥 핑계였을 겁니다. 사전 기록만 있고 재확인을 안 했으면 “운이 좋았다”로 끝났을 거고, 재확인만 하고 사전 기록이 없었으면 그건 결과 보고 짜맞춘 변명이 됩니다. 둘이 같이 있어야 미루는 게 정직해집니다.
새 판정일은 9월 17일입니다. 이번엔 원장을 미리 열어보는 습관까지 붙었으니, 그날 다시 뭘로 정했는지 이 자리에 적겠습니다.

오늘도 한 걸음. 🐴
이 글은 산업 구조와 만드는 과정을 정리한 개인 기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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