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하고 아빠 되고, 저부터 다시 세워보기로 했습니다

얼마 전에 결혼식 사진첩을 다시 봤습니다.
사진 속 저랑 지금 거울 속 저랑, 어딘가 달라져 있더라고요. 살이 붙은 것도 있지만, 그보다 표정이 더 그랬습니다.
넉 달, 저는 없었다
결혼하고 초록이가 태어나고 넉 달째, 저는 거의 일과 육아 왕복 사이에만 있었습니다.
평일엔 서울에서 일하고, 금요일 저녁이면 KTX 타고 부산 처가로 갑니다. 일요일 저녁에 다시 올라오고요. 그 틈에 저를 위한 시간은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운동은 계속 미뤘고, 끼니는 대충 때웠고, 잠은 늘 부족했습니다. 다 초록이랑 일 때문이라고 생각했는데, 돌아보니 저를 가장 뒤로 미룬 사람은 저였습니다.
🌱 미루던 걸 더는 못 미루겠더라고요
몸이 무너지니 다른 것도 같이 흔들리더라고요.
집중이 안 되고, 짜증이 늘고, 초록이 안아줄 힘도 예전 같지 않았습니다. 일도 육아도 결국 제 체력과 마음에서 나오는 건데, 정작 그 바탕을 제일 먼저 방치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결심했습니다. 거창한 다이어트나 자기계발 말고, 딱 할 수 있는 만큼만 다시 시작하기로요. 새벽에 십 분 스트레칭이라도, 밥 한 끼라도 제대로 챙겨 먹기부터.
이 블로그에 이 축도 하나 얹습니다
원래 여기는 산업 이야기하고 앱 만드는 이야기만 쓰려 했습니다.
그런데 결혼하고 아빠 되면서 다시 세우고 싶은 게 일 말고도 몸과 마음이더라고요. 그래서 앞으로 가끔은 이 얘기도 섞어 쓰려고 합니다. 대단한 변화보다, 미뤄뒀던 걸 하나씩 도로 챙기는 기록이요.
초록이한테 물려주고 싶은 게 돈만은 아닙니다. 몸도 마음도 차분히 챙기는 아빠, 그 모습도 물려주고 싶습니다.

오늘부터, 저부터 한 걸음. 🐴